혹시 위산 부족은 아니신지!속이 쓰리다고 무조건 위산과다는 아니다. 위산이 부족할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위산 부족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식사후 과일을 먹었을 때 소화가 안되면 위산 부족이다. 알칼리성인 과일, 채소가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 역할을 해 위산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위산이 부족하면 소화불량과 속쓰림 현상이 나타나고, 배가 더부룩하고 트림이 자주 나오며,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묽어진다.
성인 인구 40%가 위산과다로 인해 크고 작은 고통을 겪고 있다. 위산과다를 다스리는 식이요법과 속설도 그만큼 넘쳐난다. 속쓰린 당신, 지금 엉뚱한 음식을 위에 넣고 있지는 않은가?
위는 매우 정교한 장기다. 쇠를 녹일 만큼 강력한 산을 분비하면서도 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알맞은 양의 방어물질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체 균형이 깨지면 과도하게 위산이 분비되고 속쓰림, 더부룩함,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 원인은 기름진 식습관, 음주, 스트레스 등이다. 혹시 이 중에 당신에게 해당되지 않는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식이요법이나 속설로 위산과다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위산과다는 무엇으로든 속을 채운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제산제만 먹는다고 무조건 괜찮아지는 것도 아니다. 위산과다에 대처하는 잘못된 식이요법과 그 대안을 알아보자.
아침마다 마시는 ‘마즙’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알려진 마즙은 저하된 위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마를 지나치게 오래 복용할 경우 비장의 기능이 강해진다. 상대적으로 위의 기능이 약해져 위산 부족으로 인한 속쓰림을 가져올 수 있다. 결과적으로 무기력증을 초래한다.
대안 : 양배추즙
양배추에 풍부한 글루타민은 그 어떤 식품보다 강력한 제산 효과가 있다. 또한 글루타민은 근육의 재생 효과를 갖고 있어 약화된 위문을 강화해 역류성 식도염도 예방할 수 있다. 위산과다로 인해 손상된 식도와 위 점막을 치료하는 비타민U와 함께 점막 출혈을 막아주는 비타민K를 함유한 유일한 식품이기도하다.
끼니때 먹는 ‘국밥’
흔히 물에 의해 위산이 희석되기 때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틀렸다. 밥을 물에 말아먹을 경우 상대적으로 음식을 빨리 먹게 되고, 물을 포함한 음식의 용적률이 많아져 결과적으로 위는 더 많은 양의 위산을 배출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안 : 흰살 생선 백반
흰살 생선은 위산 분비를 억제할 뿐 아니라 비타민B₁이 풍부해 소화를 촉진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조기, 광어, 대구, 명태 등이 있는데, 튀기지 않고 굽거나 찜형태의 조리법이 좋다. 지방질이 많은 붉은 생선은 위산을 촉진하므로 삼간다.
식사 후 마시는 ‘녹차’
따뜻한 녹차를 마시면 속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더욱 왕성하게 만들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녹차를 마실 때 잎을 그대로 찻잔에 담아두는 것인데, 녹차에 함유된 카페인의 경우 물에 녹는 수용성이어서 카페인의 양이 더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대안 : 결명자차
결명자는 위장 기능을 조정하는 힘이 있어 과도한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막아준다. 뿐만 아니라 변비와 복통을 안정시키고 위장의 독기를 없애는 살균력이 있다. 위산으로 인한 통증이 심한 만큼 진하게 달여 마시면 좋다.
음주 전후로 마시는 ‘우유’
위산과다에 무슨 음주냐고 하겠지만, 직장인의 경우 피할 수 없는 자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때 흔히 우유를 마시면 위산이 중화되고 위벽이 보호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일시적인 진정 효과일 뿐 우유에 포함된 칼슘이 다시 위산 분비를 왕성하게 한다.
대안 : 두부
두부에 다량 함유된 단백질은 많은 양의 위산이 소화에 쓰이도록 돕는다. 소화가 빠르기 때문에 육류를 소화시킬 때보다 위산 분비량이 줄어들고, 자극이 적어 부드럽게 위를 보호한다. 섭취 방법은 편의점에 있는 두부 샐러드로도 충분하다.
습관적으로 빨아 먹는 ‘제산제’
성인 남성의 약 30%가 규칙적으로 제산제를 복용한다. 문제는 의사의 처방 없이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제산제는 위산의 순기능을 과도하게 억제해 부작용을 낳는다. 예를 들어 위산이 부족하면 영양소가 잘 흡수되지 않고, 위 속 세균이 과도하게 증식해 감염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단,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경우 약효가 지속되도록 식후 1시간 용법을 잊지 말라.
대안 : 다시마
다시마를 비롯한 갈조류에 다량 함유된 알긴산나트륨은 물 위에 뜨는 성질이 있다. 이 성분은 위산이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어 매우 빠르게 속쓰림을 다스릴 수 있다. 작게 자른 말린 다시마를 껌처럼 씹고 있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
- 에디터: 신영주
- 사진: 김지훈
- 자문: 차병원 소화기센터 함기백 교수, 위튼 한의원 이승후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