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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위 성당의 신축 당시 모습 |
|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귀국을 기념하는 성당 |
| 전북 익산시 망성면 화산리에는 화산(華山)이 있는데, 산이 너무 아름다워 우암 송시열이 붙여 준 이름이다. 한쪽으로는 금강이 굽어보이고, 한쪽으로는 은진과 충청도로 펼쳐지는 광활한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언덕이었다. 이 산의 줄기가 끝나는 지점에 넓은 바위가 있는데 이를 ‘나바위(羅巖)’라고 한다. |
| 이곳은 정부미를 실어나르는 나루였고, 정부미 창고가 있었는데 이것을 나암창(羅巖倉) 또는 황산창(黃山倉)이라 하였다. 오늘날 화산 위에 자리 잡고 있어 화산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나바위 성당은 이 너른 바위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나바위 성당은 김대건 신부 일행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베르모렐(Vermorel, 張若瑟, 1860~1937, 요셉) 신부가 1897년에 본당을 설립하고, 1906년에 성당 건물을 신축, 완공하였다. 화산 정상의 김대건 신부 순교비는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에 세워졌다. |
| 베르모렐 신부는 1905년부터 성당건축을 계획하고 화산에 터를 닦는 한편, 건축자재를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건축용 목재는 나바위에서 30리쯤 떨어진 임천군 가화면 지저동 후록에서 벌목하여 끌배로 운반하였으며, 설계는 명동성당의 마무리와 전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가 도왔으며, 목수일은 중국인들이 하였고, 터를 닦고 자재를 운반하는 일은 신자들이 도맡았다. |
나바위 성당의 내부 모습 |
| 나바위 성당은 남녀석을 구분해 가운데 칸막이가 설치된 목조 한식성당으로 한국전통양식과 서양양식이 합쳐진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전례와 교회건축의 토착화의 좋은 사례인 동시에 최초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서품과 귀국을 기념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신축당시는 정남북을 종축으로 한 정면 5칸, 측면 13칸의 장방형 평면으로 좌우 툇칸 중 8칸씩과 정면 툇칸은 툇마루이고, 뒷 툇칸은 제의실이며 내진부분의 좌우 3칸은 익랑으로 T자형을 이루고 있다. 정면 용마루 부분에 작은 종탑이 솟아 있으며, 사방 지붕 아래 8각 광창을 두었다. |
| 내부공간은 중앙 열주에 의해 양분된다. 남녀석을 구분하기 위해 기둥 사이는 칸막이가 있었으며, 제대가 있는 부분에서는 중앙 열주를 멈추어 시각을 확보하였다. 이 지점에 양 기둥 사이에 영광의 아치를 설치하여 성단과 회중석 공간을 분절시켜 주고 있다. 완전한 중층구조는 아니지만 낮은 툇칸의 부섭지붕에 의해 광창의 설치가 가능하고 종축성이 강조된 점 등이 되재성당(1894) 보다는 한 단계 발전된 형태이다. 특히 남녀 구분의 내부공간 구성은 유교문화의 바탕 위에 가톨릭을 수용한 한국 천주교회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
| 성당 뒤편 화산언덕과 언덕 위의 김대건 신부 순교기념비, ‘망금정’에서 내려다보이는 금강 황산포, 전국에서 최초로 신사참배 거부사태를 일으킨, 성당에서 운영한 ‘계명학교’ 등 역사성과 장소성, 그리고 경관적 가치가 높다. |
| 1906년 신축 후 1916년에 일본에서 온 페랑신부의 도움으로 외벽을 벽돌벽으로 바꾸는 공사를 하였으며, 이때 바깥 툇마루를 없애 회랑을 만들고, 전면에 벽돌조 종탑을 증축하였다. 1922년에 회랑을 보수하였고, 1980년대 이후 6차례이상 보수 및 주변 증축공사가 있었다. |
| 망금정 아래까지 금강 강물이 넘실거렸으나 1925년 일본인들이 이 일대를 간척하면서 금강 줄기가 바뀌어 지금은 비닐하우스로 뒤덮인 평야로 변했다. 1987년 사적 318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
증축 후 현재의 모습(왼쪽)과 성당, 사제관의 모습(오른쪽) |
- 글
- 김정신 | 단국대학교 교수
-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카톨릭 성당건축사], [유럽 현대교회건축], [건축가 알빈신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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